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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기 성서번역에 쓰인 ‘하ㄴ⋅님’

본문

가칭 <정치신학적 관점에서 본 예수> 3장 본문의 한 문단을 옮긴다. "왜 하나님이라 하지 않고 하느님이라고 하는가?"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. 대한성서공회 웹사이트에서 사진 한 장을 찾았기에 증거자료로 실는다. ‘하ㄴ님’이라는 말이 보인다. "지은 것이 하나도 그로 말미암지 않고는 된 것이 없다"에서 "하나"(one)는 ‘ㅎ나’라고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. (오른쪽에서 8째 줄)




국문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33년에 조선어학회가 제정한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아래아()가 폐기되면서, 하늘의 옛 형태인 '하ㄴㄹ'은 하늘로 표기하게 되고 여기에 존칭접미사 ‘님'이 첨가되면서 '하늘님'이 된다. 그리고 '딸님'이 '따님'으로, '아들님'이 '아드님'으로 발음되는 것처럼, 'ㄹ' 이 탈락하면서 '하늘님'은 마침내 '하느님'으로 발음된다. 이렇게 언어학적 발달 과정을 통해 볼 때, 하느님은 본래 하늘에서 온 말이며, 유일한 하나의 존재라는 의미와는 상관이 없다. 참고로 '하나'의 옛 형태는 ‘하ㄴ’가 아니라 ‘ㅎ나’이다. 초기 성서번역을 살펴보면 하늘을 뜻하는 ‘하ㄴ님’은 자주 쓰였지만 하나를 뜻하는 ‘ㅎ나님’ 이란 표기는 찾아볼 수 없다. 더욱이 문법상 하나라는 숫자에 존칭접미사 ‘님’을 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. 둘님(두님), 셋님이라는 말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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